2021년 1월 (울트라 케어 로션, 보석 금전수, 눈사람)
둘째가 이앓이때문에 선잠이 드는지 자꾸 깨서 날 찾는다.
미루고 미루다 벼락치기 수준으로 학점은행제 과제를 써 내려가고 있었는데 오늘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딸아이 옆에 누웠다.
자꾸 뒤척거리는 둘째와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란한 첫째사이에서 오랜만에 글을 쓰니 좋다.
12시가 지났으니 어제의 일이다.
평소 안부가 궁금했던 친구가 다시 일상 소식을 sns에 올리게 되었다. 고맙게도 친구가 먼저 종종 연락을 해줘서 어떻게 지내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얼굴 못 본 지 오래돼서 아쉬운 마음이 컸었는데 기쁘고 반가웠다.
올해는 더욱 부지런해지기로 마음 먹었지만, 몸은 늘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다. 어째 더 게을러진 것 같다.
열흘 동안의 생활을 돌이켜 보니 설거지는 하루 1번 식기세척기를 통해서 하고(???) 야식도 많이 시켜 먹었고, 반찬도 배달시켜 먹었다. 오늘은 아침도 사서 먹고, 점심 또한..!?
'요리에 흥미가 없어서'라고 핑계 삼기엔 너무 한량이었다.
그래서 어젠 모처럼 요리를 하려고 장을 봤다.
그런데 사려던 먹거리는 안 사고 단종됐다고 들었던
존슨즈사의 울트라케어 로션을 산 것이 함정이다.
존슨즈베이비 로션 중 가장 좋아했고, 어린 시절 자주 발랐던 화장품이라 마지막 하나가 진열장에 남아 있었는데 그 앞을 차마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로션 향 오래 계속 맡고 싶어서 나는 물론이고, 어제 딸들 팔다리에 잔뜩 발라놨다.
이 한통을 비우면 다시 조우할날은 없겠구나 싶은 게 벌써부터 서운한 마음이 든다.
며칠 전 눈이 내려서 남편과 딸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눈 내리던 날, 딸 사진은 안 남기고 내가 만든 눈사람 사진만 잔뜩 찍은 철부지 엄마인 나는- 나조차도 내가 엄마라는 사실에 이따금씩 새삼 놀란다.
어젠 정수기 옆에 놓아둔 보석금전수에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이렇게 추운 겨울날, (아니지 따뜻한 집안에서) 계절을 잊고 세상 밖에 나온 새생명이 그저 예뻐 보일 뿐이었다.
주저리주저리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오늘을 맞이해야 하니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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